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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oman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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로마인이야기 제3권 - 승자의 혼미 성공한 자에게는 성공했기 때문에 치러야 하는 대가가 따라다니는 법이다. 로마인도 예외는 아니었다. 그라쿠스 형제 시대부터 시작된 로마의 혼미는 그들의 사치나 퇴폐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. 적이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는 것. 이것이 그들 입가에 머물던 우수의 정체며 고뇌였다. 역사가 폴리비오스는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전하고 있다. 스키피오 아밀리아누스는 눈 아래 펼처진 카르타고 시가지에서 오랫동안 눈을 떼지 않았다. 건국한 지 700년, 그 오랜 세월 동안 번영을 누린 도시가 잿더미로 변해가는 것을 그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. 700년의 긴 세월 동안, 카르타고는 넓은 땅과 수많은 섬들과 바다를 지배해왔다. 그에 따라 카르타고는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어떤 강대한 제국에 견주어도 손색이..
로마인 이야기 제1권 -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대 역사연구자들의 저서에 왠지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나에게 마치 맨살에 착 휘감기는 비단옷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온 것은 세 그리스인 폴리비우스, 플루타르코스, 디오니시오스의 역사관이었다. 왜 2천년 전에 살았던 이들의 로마관이 나에게는 더욱 휘감겨오는 것일까. 그것은 첫째, 로마가 융성한 원인을 정신적인 것에서 찾지 않은 태도다. 나 자신도 융성은 당사자들의 정신이 건전했기 때문이고, 쇠퇴는 정신이 타락했기 때문이라는 식의 논법을 납득할 수가 없다. 그보다 융성의 원인은 당사자들이 만들어낸 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. 둘째, 그들은 기독교의 윤리나 가치관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. 기독교 가치관을 통해 로마를 보아서는 기독교를 몰랐던 로마인을 이해할 수 없다. 셋째, 프랑스 혁명이 드높인 자유와 평등과 박애의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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